설탕 대신 알룰로스를 쓰면 좋다는 이야기를 자주 보는데, “많이 먹어도 정말 괜찮은지”는 다른 질문입니다. 국내 영양표시 기준과 사람 대상 연구, 그리고 국내에 등록된 알룰로스 제품 표시값을 직접 확인해 봤습니다.
알룰로스는 설탕과 무엇이 다른가
알룰로스(psicose)는 과당(fructose)과 구조가 매우 비슷한 단당류입니다. 사람의 몸에는 알룰로스를 분해하는 효소가 없어서, 흡수된 알룰로스 대부분이 대사되지 않고 소변으로 그대로 배출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Br J Nutr 2022 리뷰). 설탕은 몸에서 에너지로 쓰이지만 알룰로스는 거의 그대로 빠져나간다는 뜻이고, 이 차이가 아래 열량 표시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열량 표시, 한국과 미국 기준이 다릅니다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 「식품등의 표시기준」(최초 전부개정 식약처 고시 제2016-45호, 2018-01-01 시행 — 이후 여러 차례 일부개정되어 2026년 기준 최신 고시는 제2026-37호, 2026-05-12) 별지1 “표시사항별 세부표시기준”에는 열량 계산 방법이 정해져 있는데, 여기에 “알룰로오스는 1g당 0kcal, 그 밖의 탄수화물은 1g당 4kcal를 각각 곱한 값의 합으로 한다”는 문구가 명시돼 있습니다. 즉 한국 영양표시 기준으로는 알룰로스를 1g당 0kcal로 계산합니다.
반면 미국 FDA는 2020년 최종 가이던스에서 알룰로스의 열량을 g당 0.4kcal로 계산하도록 권고했습니다(설탕은 g당 4kcal). 이건 미국 Nutrition Facts 라벨에 적용되는 기준으로, 한국 제품에 그대로 적용되는 공식이 아닙니다. 이 차이는 알룰로스가 나라마다 몸에서 다르게 작용한다는 뜻이 아니라, 각국이 영양표시 계산 규칙을 다르게 정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국내 실제 제품 표시는 이렇게 관찰됩니다
K-FIND에 등록된 국내 알룰로스 제품 3종의 표시값을 직접 확인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제품 | 제조사 | 탄수화물(100g) | 당류(100g) | 표시 에너지(100g) |
|---|---|---|---|---|
| 알룰로스(분말) | (주)에버헬스케어 농업회사법인 | 99.80g | 0.00g | 0.00kcal |
| 알룰로스(시럽) | (주)삼양사울산2공장 | 73.00g | 2.00g | 25.00kcal |
| 알룰로스(시럽) | (주)자연농장 | 65.05g | 2.05g | 262.00kcal |
세 제품 모두 이름은 “알룰로스”이지만 표시된 에너지는 0kcal부터 262kcal까지 차이가 있습니다. 다만 이 차이가 정확히 무엇 때문인지는 이번 조회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 K-FIND는 원재료명 전체 목록을 제공하지 않아, 이 제품들이 알룰로스 외에 다른 당류나 성분을 포함하고 있는지, 표시된 값이 위 고시 기준을 따른 것인지를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계산 방식이 서로 다르다”거나 “일부 제품이 기준을 안 지켰다”고 단정하지 않고, 실제 등록된 표시값 자체가 제품마다 차이가 있다는 관찰로만 남깁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실용적인 결론은, 같은 “알룰로스”라는 이름이라도 실제 표시된 열량은 제품 뒷면에서 직접 확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설탕 20g과 비교하면
설탕 20g의 표시 열량은 g당 4kcal 기준으로 약 80kcal입니다. 한국 기준(1g당 0kcal)을 그대로 적용하면 알룰로스 20g의 표시 열량은 0kcal이고, 미국 FDA 기준(1g당 0.4kcal)으로는 약 8kcal입니다. 다만 이건 동일 중량(20g) 비교이지 동일한 단맛을 낸다는 뜻은 아닙니다. 여러 연구에서 알룰로스는 설탕(자당) 대비 단맛이 약 70% 수준이라고 보고합니다 — 즉 설탕 20g과 같은 단맛을 내려면 알룰로스는 그보다 더 많은 양(대략 28g 안팎)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설탕 대비 표시 열량이 훨씬 낮다는 방향 자체는 유지됩니다.
많이 먹으면 소화기 불편이 보고되는가
2018년 발표된 성인 대상 임상시험(Han Y, et al. Nutrients, PMID 30572580 — 비무작위 대조시험, 무작위 배정 연구는 아닙니다)에서 알룰로스 섭취량을 체중 kg당 0.1g씩 늘려가며 위장관 반응을 확인했습니다.
- 1회 섭취 기준: 체중 kg당 0.4g까지는 심한 설사나 위장 증상이 보고되지 않았고, 0.5g/kg에서 심한 설사가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1회 최대 섭취량을 체중 kg당 0.4g으로 제안했습니다.
- 매일 반복 섭취 기준: 체중 kg당 0.5g까지는 심한 증상이 보고되지 않았으나, 1.0g/kg까지 늘리자 심한 메스꺼움·복통·두통·식욕부진·설사가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하루 최대 섭취량을 체중 kg당 0.9g으로 제안했습니다.
- 같은 연구에서 알룰로스와 설탕을 비교했을 때, 섭취량이 늘어남에 따라 설사(p=0.004)·복부팽만(p=0.039)·복통(p=0.031)이 알룰로스 쪽에서 유의하게 더 자주 보고됐습니다.
더 최근인 2026년, 중국 성인 50명을 대상으로 한 30일 무작위·이중맹검·평행군 설계 연구(Qi L, et al. Food Sci Nutr. 2026, PMID 42375569)는 하루 24g(체중 kg당 약 0.4g, 저용량군 24명)과 하루 36g(체중 kg당 약 0.6g, 고용량군 26명)을 30일간 매일 섭취하게 하며 위장관 증상과 함께 혈액·소변·대변 검사를 포함한 전신 안전성 지표를 확인했습니다. 위장관 증상 발생률은 48.0%였고, 대부분 경미하고 일시적이었으며 섭취 시작 1~3일차에 가장 많이 나타났습니다(두 용량군 사이 유의한 차이는 없었음).
다만 이 연구가 “알룰로스는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닙니다 — 고용량군에서는 35세 이상 참가자의 골밀도(T-score)가 낮아지는 변화가 관찰됐고, 공복혈당은 고용량군에서만 감소했습니다. 연구진은 이런 변화들이 정상 임상 범위를 벗어나지 않아 임상적으로는 유의미하지 않다고 평가했지만, 30일이라는 짧은 기간과 50명이라는 표본 크기, 건강한 정상체중 성인이라는 제한된 대상을 근거로 “체중 kg당 하루 0.4g”을 잠정적(provisional) 안전 섭취 수준으로 제안하며 장기·대규모 연구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이 연구는 중국의 신소재식품 승인을 지원하기 위해 중국 성인을 대상으로 설계된 것으로, 한국 기준에 그대로 적용되는 자료는 아닙니다.
중요한 구분: Han(2018)의 하루 최대 제안치(체중 kg당 0.9g)와 Qi(2026)의 잠정 안전 섭취 제안치(체중 kg당 0.4g)는 서로 다른 숫자입니다. 두 수치를 평균 내거나 어느 한쪽을 “정답”으로 고르지 않습니다 — 연구 설계(비무작위 대조시험 vs 무작위 평행군 연구), 대상(한국인 vs 중국인 성인), 기간, 평가 항목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두 연구 모두 “그 연구에서 제안한 값”일 뿐, 식약처나 국제기구가 공식적으로 정한 하루 섭취상한(ADI·UL)이 아닙니다. 이번 조회에서 알룰로스에 대한 공식 ADI나 정부 지정 상한선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 없다고 단정하지도 않고, 확인하지 못했다는 사실만 밝힙니다.
혈당 관련해서는
알룰로스가 거의 대사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식후 혈당 반응을 다룬 연구들이 있습니다. 위 Qi(2026) 연구에서도 고용량군(하루 36g)에서만 공복혈당이 낮아지는 변화가 관찰됐지만 저용량군에서는 나타나지 않았고, 이 연구 자체가 혈당 개선 효과를 검증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안전성 평가가 목적이었습니다. “혈당을 낮춘다”거나 “당뇨에 좋다”처럼 단정하지 않습니다.
제품마다 구성이 다를 수 있습니다
K-FIND에 “알룰로스”로 등록됐다고 해서 순수 알룰로스 100%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이번에 확인한 세 제품은 영양성분표상 당류·지방·단백질이 대부분 낮게 나타났지만, 원재료명까지 확인하지 못해 다른 감미료(스테비아·에리스리톨 등)와 섞였는지는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제품을 고를 때는 영양성분표뿐 아니라 원재료명도 함께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봐야 할까요
정리하면 여섯 가지입니다. 첫째, 알룰로스는 한국 영양표시 기준으로 설탕보다 표시 열량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국내 기준 1g당 0kcal). 둘째, 한국과 미국은 이 열량을 계산하는 표시 규칙 자체가 다릅니다. 셋째, 표시 열량이 낮다고 해서 무제한 섭취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넷째, 2018년과 2026년 두 차례의 사람 대상 연구 모두에서 섭취량이 늘어날수록 위장관 내약성 문제가 관찰됐습니다. 다섯째, 다만 두 연구가 제안한 섭취량 기준(체중 kg당 하루 0.9g, 0.4g)은 서로 다르고 둘 다 정부의 공식 하루 상한이 아닙니다 — 연구마다 대상·설계·기간이 다르기 때문이며, 이 차이 자체를 “아직 하나의 정답으로 확정된 숫자는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편이 정확합니다. 여섯째, 시판 “알룰로스” 제품도 원재료 구성이 모두 같다고 가정하면 안 되며, 실제 표시된 열량도 제품마다 차이가 있었습니다.